𝐀𝐧𝐢𝐦𝐚𝐥
한국에 오고 나서부터 최근 한 달 간, 자기 전 침대에 누웠을 때 가끔 '죽음'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곤 하는데
그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미칠 것 같은 느낌이 나면서 눈물이 난다.
언젠가 내가 죽는다는 사실이 너무 믿기지 않고 얼마나 아플지 두렵다.
인간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다른 동물보다 높은 지능을 가졌기 때문에,
우리들은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 우리들은 생각하는 존재이다.
다른 동물들은 태어나고 죽을 때까지 자신들이 왜 태어났고 왜 사는지 생각을 안하겠지?
그저 욕구에 이끌리는 대로 살다가 그렇게 죽을 것이다.
인간은 왜 사는가?
그 존재의 이유와 근원.
많은 철학자들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그 대답을 내놓고 있다.
불교적인 관점에서는 이렇게 답하고 있었다.
" 왜 존재하느냐 하는 것은 망상에 속한다. "
" 존재는 그저 있는 것이다. 주어진 것이다. "
" 왜 사느냐 해서 사는 것이 아니다. 그 생각을 계속하면 그 종착은 자살이다. "
애초에 사는데에는 이유가 없다.
'존재'는 이미 주어진 것이다.
태어난 이유는 없고, 사람마다 살아가면서 그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나는 그 어떤 작은 것도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우리는, 생명체를 물건과 생산 단위로 간주하고 있다.
힘 있는 자가 폭력으로 약자를 지배하고 억압하고 삶과 죽음을 좌지우지한다.
잘 포장된 선홍빛 고기도, 결국 생명이였다.
당장 인터넷에 '공장식 축산'만 검색해보면, 2020년의 동물복지의 현실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구제역으로 생매장 당하며 죽는 돼지나 AI로 죽는 닭,오리보다
삽겹살 가격, 치킨 가격이 올라갈 것을 걱정한다.
공장식축산 시스템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는 소비자이다.
유튜브 먹방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푸드 포르노에 너무 쉽게 노출이 되었다.
엄청난 음식의 양, 스테이크, 생낙지.
이는 섹스 포르노만큼 한 생명에게 너무나 폭력적인 행위이다.
인간이 먹기 위해서 사육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나치게 과하게 먹고있다.
아예 먹지 않는 것은 당연히 힘들겠지만, 줄이겠다는 생각부터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이제 더이상 미디어가 육식조장을 그만했으면 좋겠다.
가장 먼저 개선해야할 점은 사육 방법과 도살법이라 생각한다.
호주 마트에 처음 갔을 때, 놀랐던 점 중 하나는 계란이였다.
FREE RANGE EGGS, CAGE FREE EGGS 가 기본으로 값싼 가격에 팔고 있었다.
(물론 호주의 영토가 넓으니 가능했던 일이겠지만)
한국에서는 동물복지 계란이라고 검색하여 구매해야 한다.
시중 흔하게 판매되고 있는 계란보다 생산비가 많이 드니, 당연히 가격도 2배 정도 비싸다.
하지만 동물 복지를 위해 쓰인다는 마음을 가진다면 이 정도는 내가 커피 한 잔만 안마시면 되는 차이이다.
예전보다는 플라스틱 줄이기에 경각심을 가지며, 이를 줄이기 위해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육식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가속화가 더 심각한 것은 모르는 것 같다.
가축이 내뱉은 이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약 300배 더 위험하며, 기후 변화는 51%가 축산업 때문이라고 한다.
나도 2n년 동안 고기를 먹으며 살았고 좋아했다.
어느 날 시작된 죽음이라는 불안과 함께 생명의 가치에 대해 알아보며 탈육식에 관심이 많아졌다.
당장 비건이 되기에는 힘들겠지만, 고기를 서서히 줄이는 것이 중요한 거겠지라고 다짐한다.
탈육식을 선언하면서 동물자유연대에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
비록 소액이지만 나에게는 없어도 살아가는게 큰 영향이 없는 돈이다.
하지만 이 돈이면 유기견들이 몇 시간이라도 숨쉴 수 있는 생명을 더 갖게 되겠지라고 희망한다.